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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쥬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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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세볼드 저/공경희 역 / 북@북스 / 원제 The Lovely Bones

원제인 ‘The Lovely Bones’는 죽음이나 불행한 사건을 계기로 형성되어 가는
사람들 간의 유대를 의미하는 단어로, 감동과 휴머니즘을 기조로 하는 미국영화에서
흔히 연상할 수 있는 단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14살 소녀인 수지 새먼이 옆집 아저씨에게 성폭행 당한 후
처참하게 죽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처음부터 너무 비극적이고 처절한 느낌이라 책장을 넘기는게 참 쉽지 않더군요...-_-;;
암튼 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더 위험하다고 하는 말이 이 책에도 꼭 들어맞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죽일 위인은 못 된다는 그런 선입견도 믿을 게 못 된다는 것도...

수지 새먼은 죽어서 천당에 갑니다. 그 천당이란 곳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천국과는
거리가 먼, 죽은 이의 의지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뀔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수지는 그 곳에서 자기 가족들이 자신을 잃은 후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때로는 슬픈 마음으로, 때론 기쁜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딸의 죽음을 인정하기가 힘든 수지의 부모는 각기 다른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습니다.
아빠는 아빠의 직감으로 옆집 하비씨를 범인으로 지목, 그를 감시하기 시작하고,
엄마는 딸의 사건을 수사 중인 렌 형사와의 위험한 일탈을 통해 현실도피를 하고자 합니다.
아빠는 하비씨를 감시하는 와중에 우연한 사고로 다리를 다치고,
그 어이없는 사고 덕에 동네에서도, 경찰서에서도 딸을 잃어 머리가 잠시 어떻게 된
불쌍한 아빠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리고, 엄마는 정처없이 집을 떠납니다...

수지의 가족이 해체와 갈등, 그리고 슬픔을 모두 이겨내고
다시 가족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립니다...
7년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은 그동안의 어려움과 아픔을 모두 딛고
이제 가족간의 돈독하고 끈끈한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죠

수지를 죽인 하비씨는 어릴 적 엄마에게서 이상한 영향을 받은
그도 알고보면 인간적으론 불쌍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흔히 살인자나 범죄자는 그럴만한 사람들이 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알고보면 살인자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 무서운 것인지도 모르고요...

14살에 죽은 수지가 천국에서 자기 여동생을 바라보며
자기가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경험하는 것을 보며
대리만족과 함께 슬픔을 동시에 느끼는 장면들이 참 가슴아프게 와 닿더군요...
어느 신문에선가 서평이 너무 좋아서 사서 읽었는데...
보고나서 며칠동안 우울해져서 괜히 읽었다 싶기도 하더군요...
너무 가슴이 아파서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은 책입니다.

기억에 남는 구절은...
"왜 내가?" "하필이면 왜 내가?" 라는 의문을 거둘 때에야 진정으로 자유로와 질 수 있다고
천국에 오래 있던 사람이 수지에게 말해주는 부분...
근데, 그게 참 쉽지 않죠...

앙쥬...

(2003. 11)
Posted by 앙쥬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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