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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쥬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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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배우 시리즈 1탄인 윤석화의 위트...
그동안 여러편의 연극을 보았지만 이상하게도 윤석화의 연기를 볼 기회는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번에 청담우림시어터에서 우리나라 최고 여섯명의 여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여배우 시리즈를 한다고 하길래, 또 1탄으로 윤석화의 위트를 공연한다기에 예매를 했죠.
개인적으론 손숙과 김지숙의 연기를 안 좋아하는 편이라 그 두편을 빼고
나머지 연극들은 다 보고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그런데 그걸 다 보려면...지갑이...쿨럭...ㅡ,.ㅡ

위트는 17세기 영시, 특히 형이상학의 최고봉인 존던의 시를 가르치는 명망 높은
그러나 인간미 하나 없는 대학교수 비비안 베어링이 난소암에 걸려 죽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위트라는 제목과는 달리 정말 무겁고 진지한 주제죠...
극이 시작되자마자 울려퍼지는 콘트라베이스의 연주...
그리고 환자복으로 나타나는 윤석화...그녀가 나오자 무대는 그녀가 뿜어내는
고고하고 당당한 카리스마로 가득참을 느끼게 됩니다...
TV에서 가끔 그녀의 연기장면을 볼 때는 좀 오버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소름끼치게 연기를 잘하더군요...

특히나 비비안이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괴로워하며 구토를 하는 장면은 어찌나 리얼하던지
제가 다 구토가 나올 것 같더군요...--;;
거기다 근 2시간을 무대밖으론 한번도 안 나가고 있으면서
계속적인 감정변화를 표현해내는 그 능수능란함이라니...
갑자기 눈물을 뚝뚝 떨구는 장면도 인상적이었고,
이 작품을 위해 실제로 삭발까지 한 열정도 놀라왔습니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자신을 인간이 아니라 연구대상으로 보고있는 의사들을 보며
그녀 자신도 자신의 지난 삶이 너무 메마르고 황폐해 있었음을 느낍니다.
병원에서 그녀를 연구대상이 아닌 한 인간으로 봐 주었던 유일한 사람인
수간호사 수지에게서 그녀는 겨우 삶의 의미를 찾습니다...
그 복잡미묘한 감정을 표정으로, 몸짓으로 표현해내는 그녀가 놀랍더군요.
배우는 타고난다는데 다시금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꼈고,
해마다 꼬박꼬박 정기검진을 받아야 겠다는 엉뚱한 결심을 했답니다.
그런데 같이 연극을 본 사람들 모두 똑같은 생각을 했더군요...ㅎㅎㅎ

한밤에 보기엔 너무 무겁고 암울한 주제이긴 했지만
혼신을 다한 윤석화의 연기를 볼 수 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아, 물론 최고 라는 소리를 듣는 여배우답게 마지막 커튼콜에서도
그녀의 도도한 표정은 더더욱 도도해졌습니다만...^^;;

앙쥬...

(2005. 3. 24)
Posted by 앙쥬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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