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요시다 슈이치의 '7월 24일 거리'
문화 이야기 / 2006. 12. 14. 12:01
"시골의 조그만 항구도시에 사는 여주인공 혼다는 늘 반복되는 낯익은 생활로부터의 탈출을 꿈꾸지만, 일상에 적응하며 관습처럼 살아간다.
언제부턴가 그녀는 자신이 사는 거리를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겹쳐놓고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녀는 자신이 늘 버스를 타는 ‘마루야마 산사 앞’ 정거장을 ‘제로니모스 수도원 앞’이라 부른다. 회사가 있는 거리는 ‘가레트 거리’, 제방을 따라 항구에 조성된 공원은 ‘코메르시오 광장’이다. 그리고 제방과 나란히 나있는 길이 바로 ‘7월 24일 거리’다. 소설은 이처럼 주인공의 상상 속에만 있는 리스본의 거리와 현실의 거리 풍경이 중첩되어 전개된다."
여기까지는 책 소개에 나와있는 줄거리 요약의 첫 부분이자 이 책의 제목을 소개한 부분이다.
이 책은 '동경만경'과 마찬가지로 연애의 불안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미 시작한 연애에 대한 불안감, 아직 시작하지 않은 연애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이미 결혼한 사람들이 겪는 불안감 등등...
잘 생긴 남동생을 자랑스레 내세우고 다니길 좋아했던 주인공 혼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남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 미움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눈치를 보는 편이다.
나중에 남동생의 여친인 메구미가 자기가 연애를 잘하지 못하는 10가지 이유를 말할 때 얼마나 마음이 뜨끔거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다 본인과 거의 흡사했으니까...
평범한 혼다가 특별한 사토시와 연애를 하게 됨으로써 혼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이 남자가 나보다 다른 여자, 특히 아키코 선배에게 가 버리면 어쩌나. 이 남자가 나를 정말 사랑하는 건가. 아키코 선배의 대용품은 아닌가. 내가 이 남자랑 있는 모습이 남들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등등...
혼다의 등을 쳐 주면서 '괜찮아. 넌 충분히 멋져'라고 말해주고 싶은 충동이 일 정도였다.
그래도 마지막에 혼다가 용기를 내어 나중에 상처받는 것도 감수하겠다는 용기로 사토시를 만나러 가는 장면으로 끝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상처를 안 받고 살 수 있다면 제일 좋은 거지만, 상처가 무서워 아무 관계도 못 맺는다면...그건 정말 상처를 받는 것보다 더 못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앙쥬...
(200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