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야기

[책] 필립 K 딕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앙쥬89 2002. 10. 12. 11:01
<목차>

1. 소위블
2.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나이
3. 우리라구요!
4. 마이너리티 리포트
5. 물거미
6. 퍼키 팻의 전성 시대
7. 완벽한 대통령
8. 그래, 블로벨이 되는 거야!


우선 이 짧은 단편을 가지고 그렇게 긴 영화를 만들어 낸
시나리오 작가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존경의 눈길을 보내는 바입니다...^^;;

필립 K 딕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 토탈리콜의 원작자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의 소설은 독자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는 편입니다.
(토탈리콜의 원작은 읽어보질 못했군요...)
왜 그런 상황이 배경인지,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 것인지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갑자기 생경한  무대 위로 독자를 초대합니다
내가 상상한 세계는 이렇게 존재하니까 어떻게 느끼던 니 자유다 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고 나서
왜 제목이 마이너리티 리포트인가 하는 점에 대해 의문이 들었고,
영화 마지막 부분은 거의 사족같은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듭니다.
같은 제목을 썼을 뿐이고, 필립 K 딕의 아이디어를 빌려 왔을 뿐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원작과는 많이 다릅니다
스필버그의 영화적 상상력과 헐리우드의 상업적 기교가 발현된 결과겠지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은 다음과 같은 말로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설명합니다.
  「예언은 각각 달랐어. 하지만 셋 중 두 예지자의 예언은 한 가지 점에서 같았네.
      내가 자유롭게 되면, 캐프랜을 죽이리라는 것.
      그 때문에 메조리티 리포트라는 착각을 일으킨 거야.
      사실, 그건 전부 착각이었어. '도나'와 '마이크'는 내가 살인을 할 거라고 예언했지만,
      그 두 예언은 완전히 다른 시간의 길에서 그리고 완전히 다른 상황속에서 일어났다는 말이지」

그리고 자신의 의지로 캐프랜을 죽입니다...
영화와는 또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너무 자세하게 주저리주저리 일일이 설명을 다 해준 반면
이 단편 소설엔 어떠한 설명도 부연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읽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제 경우에만 국한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마이너리티 리포트 외엔 "고소공포증에 시달린 사나이"가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온몸에 오소소 소름이 끼치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가 그리는 세계는 무척 차갑습니다. 문체도 더없이 딱딱하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이름만으로도 환호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을 보면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겠지요?
전 이번 작품이 처음이라 아직 그 매력에 푹 물들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앙쥬...

(2002.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