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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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쥬89 2003. 2. 11. 10:32
안재욱과 김혜수가 주연으로 나온
참 촌스러운 주제의 영화였습니다
친구의 누나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여장까지 불사하고
결국은 진심이 통해 그 여자의 사랑을 받게 된다는 그런 뻔한 이야기...

그런데 그런 뻔한 이야기를 보고
나는 무슨 말인가 하고 싶어 안달이 났습니다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뜬구름 잡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는 거죠
그렇게 공을 들이고 노력을 해서 성취한 사랑이라면
과연 끝까지 그 감정 그대로 간직하게 될 것인가를
누구에겐가 자꾸 묻고 싶었습니다

전경린의 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코끼리는 사랑을 확인하고 싶을 때,
  상대 코끼리의 이마에 자기 코를 대어 본다더군.
  그러면 그 코끼리가 자기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는 거야.
  사람은 어떻게 해야
  자기의 연인이 자기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을까."

영화는 항상 영화이기 때문에 사랑이 확인되는 시점까지만 보여줍니다.
그 뒤에 사람 사는 냄새 물씬 풍기는 악다구니가 기다리고 있음을
영화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화 속의 사랑은 늘 아름다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삶도 늘 영화처럼 아름다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앙쥬…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