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야기

[영화/ DVD] 기묘한 이야기

앙쥬89 2003. 4. 14. 14:38

어느 비오는 밤, 기차역 대합실에 폭우 때문에 발이 묶인 사람들이 나오고
무료함을 이기려고 어떤 청년 하나가 이야기 하나를 시작하지만
제대로 끝맺음을 못합니다...
그러자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검정 양복을 입은 스토리텔러가 나서
더 무서운 이야기로 마무리를 합니다...

눈속의 하루밤, 사무라이의 휴대폰, 결혼가상체험
이렇게 3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야기는 각각 감독이 달라
세 편마다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눈속의 하루밤은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이야기를
더 무섭게 재구성했습니다(전 공포물 무지 싫어하는데...-.-;;)
사무라이의 휴대폰은 '춤추는 대수사선'을 감독했던 감독답게
아주 유쾌하고 엽기발랄한 시대 코믹극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오이시 장군이 부하들이 뒤에 있는 줄도 모르고 휴대폰에 대고 멋진 대사를 읊어대는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으면서도 2%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결혼가상체험...
반전을 줘야 겠다는 생각에서 마지막 장면을 넣은 것이었겠지만
차라리 반전이 없었던 것이 훨씬 감동의 여운을 길게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요즘은 왜 그리 눈물이 흔해졌는지
결혼가상체험을 보면서 막판에 또 눈물을 줄줄줄~
결혼이란 것이 연애시절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 것이고 현실과 이상은 다른 것이지만
그 부대낌 속에서도 둘만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역사와
표현하지 못한 채, 아니 엉뚱한 표현으로 포장된 채 숨겨져 있는 서로에 대한 애정이
긴 결혼생활을 지탱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짧아서 아쉬운 점도 있고, 짧기 때문에 더 여운이 남는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짧은 3편의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 들더군요...

앙쥬...

(2003.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