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야기

[영화 / DVD ] 영웅

앙쥬89 2003. 11. 24. 10:19
별 기대 없이 그냥 보기 시작했는데 초반부터 화면이 장난이 아닙니다.
무협영화가 이렇게도 하면이 예쁠 수 있나 감탄하게 되더군요...@.@
장면 하나하나가 어찌나 공들인 표가 나던지,
빗속에서 무명과 장천이 무술을 겨루는 장면에선 빗방울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

장만옥은 역시 예쁩니다.
첨밀밀이나 화양연화 같은 현대물에서도 멋있지만
무협에서 옷소매를 날리는 역할도 너무너무 멋집니다...꺄오~
양조위와 장만옥 커플은 너무 어울립니다...그림이 너무 예쁩니다.
장만옥 옆에 있으니 장쯔이는 너무 평범해 보여서 불쌍해 보일 정도였다는...쿨럭~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 걸까요?
파금(양조위)이 자신의 속내를 알아줬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진시황제.
한명이라도 자신을 알아줬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당당히 뒷모습을 보이나
무명 역시 파금과 마찬가지로 그를 죽이기를 포기합니다...
자신이 죽게 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입니다...
결국 무명은 죽게 되고 왕은 그를 영웅 대접으로 장사를 치뤄줍니다.

같은 이야기를 무명이 지어낸 이야기, 진시황제가 생각한 이야기,
그리고 무명이 털어놓는 진짜 이야기 이렇게 세번 보여주는 구조인데
첫번째에서는 모두 붉은색 옷을, 두번째에서는 모두 푸른 옷을
그리고 마지막 진실부분에선 모두 흰색 옷을 입고 있습니다.
영웅들의 기싸움과 무예대결도 흥미롭지만
결국 죽음으로 끝나버린 파금과 비설의 사랑도 가슴 아픕니다...
과연 사랑과 대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것일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칼로 죽이게 된 장만옥의 절제된 표정연기는 정말 압권입니다.
역시 장만옥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양조위는 약간 나이가 들고, 살이 조금 더 빠지니 왠지 안성기랑 비슷한 이미지가 나오더군요...

음악도, 화면도, 내용도, 배우도 멋진 영화였습니다.

앙쥬...

(200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