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야기

[영화 / DVD] 바람의 전설

앙쥬89 2004. 8. 17. 12:48
이성재, 박솔미, 김수로 주연의 바람의 전설...

셀위댄스 보다 조금 흡인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무엇보다 배우들이 열심히 노력한 흔적도 보이고
참 정성껏 만든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중간중간 너무 신파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그런 것들이 영화이 전체적인 완성도를 조금 떨어뜨리는 느낌이더군요...

춤이라는게 과연 연습만으로 가능한 것인지...
이성재와 박솔미가 연습만으로 그렇게 화려한 춤솜씨를 보여줄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하더군요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는 조금 엉성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성재가 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 계기에 대해선 설명이 잘 되어 있지만
제비(본인은 제비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지만...)가 된 계기에 대해선
사실 좀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춤이 좋아서 춤만 춘다고 하기엔, 제비짓이 너무 처음부터 익숙했거든요...

하긴 애 유치원 학예회에 와서 춤 한곡 춰달라고 간절히 애원하는 애엄마도 이해하긴 어렵고,
남편이 제비짓 해서 벌어온 돈으로 호위호식 했으면서 새삼스레 남편의 제비짓을 핑계로
이혼한 아내도 이해하기 어렵고,
사건 뒷조사를 위해 환자로 위장하고 이성재에게 접근했다 그에게, 춤에게 홀딱 빠져
경찰에서 댄스교습소 소장으로 변신한 박솔미도 이해가 안 가긴 매한가지고...

어찌보면, 뭔가에 빠진다는 거 자체가 그것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에겐
설명하기 힘든, 늘 이해하기 힘든 사람으로 남는 거 일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성격적으로 뭐 하나에 폭 빠지거나, 미쳐버리는 스타일이 아닌 저로서는
그래서 더더욱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였는지도...

영화에서 주인공 남자는 춤이 있기에 자기의 인생은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인생에서 나를 즐겁게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무언가에서 대가를 이룬 사람들을 보면 내겐 결여된 그 천재성이 부러워 질투가 납니다.
아니 종종 좌절하게 됩니다...-_-;;
평범한 범인의 삶이란 지루하고도 남루한 일상일 뿐이니까요...너무 비약이 심한걸까요?

암튼 그래도 춤 장면들은 멋졌습니다. 저절로 어깨가 들썩여질만큼...
삶이 무료하다고 느껴진다면, 뭔가 색다른 것을 보고 싶다면
이성재의 춤에 한번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앙쥬...

(2004. 8)